2020년대 한국 드라마는 장르물의 급부상과 함께 배우들의 활동 반경이 폭넓게 변화하는 흐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로맨스와 가족극에서 입지를 다진 배우들이 대중성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스릴러, 범죄, 공포, SF 등 다양한 장르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며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과 캐릭터 해석으로 승부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 드라마의 배우 지형도를 새롭게 바꾸는 중요한 현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장르물 속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주며 주연으로 성장한 구교환, 전종서, 김혜준의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구교환 - 독립영화에서 글로벌 드라마까지
구교환은 본래 독립영화계에서 개성이 강한 연기로 주목받던 배우였습니다. 그러다가 2020년대 들어 드라마 장르물에서 대중적 인지도를 폭발적으로 확장했습니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단연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D.P.’(2021, 2023년)를 꼽을 수 있습니다. 군대 탈영병을 잡는 군무 이탈 체포조의 이야기를 담은 이 드라마에서 구교환(한호열 역)은 특유의 유머와 카리스마를 동시에 보여주며 대체 불가한 존재감을 뽐냈습니다. 드라마 ‘D.P.’는 군대 내 가혹행위와 구조적 문제를 사실적으로 드러냄으로써 다소 무겁게 흘러갔지만, 구교환의 자유분방한 연기는 긴장감 속에서도 웃음을 제공해 작품의 무게감을 다소 완화했습니다. 구교환은 ‘D.P.’뿐만 아니라 ‘모가디슈’(2021년)와 ‘탈주’(2024년) 등 대작 영화에도 출연하며 연기의 스펙트럼을 한층 넓혔습니다. 특히 드라마와 영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보여주는 캐릭터 소화력은 한국 콘텐츠 산업의 새로운 배우상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는 OTT 드라마의 성공을 기반으로 글로벌 인지도를 확보했고, 넷플릭스 글로벌 시상식 후보에 오르며 해외 비평가들로부터도 주목을 받았습니다. 구교환의 강점은 무엇보다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만드는 능력입니다. 장난스럽지만 따뜻함을 지니고 있고, 동시에 날카로운 사회비판적 화자가 되는 등 양면적인 캐릭터를 자유롭게 넘나듭니다. 그의 연기는 단순히 장르물의 재미를 넘어 캐릭터에 현실성을 부여함으로써 시청자들로부터 깊은 공감을 끌어냅니다. 독립영화계에서 출발해 글로벌 OTT 드라마의 중심 배우로 성장한 대표적 사례인 구교환은 배우들의 장르물 도전이 어떻게 산업적 성장과 맞물릴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종서 - 파격 캐릭터와 장르물의 여왕
전종서는 2018년 영화 ‘버닝’으로 충무로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등장했고, 이후 2020년대에는 장르물 드라마에서 독보적인 색채를 발휘하며 ‘장르물의 아이콘’으로 성장했습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2022~2023년)에서 전종서(도쿄 역)는 하드하면서도 복합적인 내면을 가진 캐릭터를 무난히 소화하며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습니다. 원작 스페인 드라마의 인기 캐릭터를 한국적으로 재해석하는 과정에서 전종서는 특유의 날카로운 매력을 뽐냈고, 이를 통해 해외 팬덤까지 확보했습니다. 전종서는 영화에서 보여주었던 파격적이고 실험적인 이미지를 드라마에서도 이어가며 대중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잡은 사례이기도 합니다.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2021년)에서는 현대적 청춘물에 부합하는 감각을 드러냈고,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에서는 장르적 긴장감을 극대화하는 캐릭터를 소화해냈습니다. 영화 ‘발레리나’(2023년)에서는 액션과 감성의 절묘한 합을 이뤄냈습니다. 전종서는 작품의 인기 여부를 넘어 장르물에서 여성 캐릭터의 주체성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는지를 제대로 보여주기 시작한 사례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과거 사극이나 멜로 중심의 여성 캐릭터가 수동적 서사에 갇혔다면, 전종서는 장르물에서 능동적이고 도전적인 캐릭터를 구현하며 새로운 여성상을 제시했습니다. 장르물은 위험 요소가 크고 흥행 보장이 상대적으로 어렵지만, 전종서는 자신만의 색깔을 뚜렷이 각인시키며 도약의 기회로 삼아 2020년대 한국 드라마 장르물 배우 다변화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김혜준 - 신예에서 장르물의 기대주로
김혜준은 2020년대 장르물 드라마에서 두각을 나타낸 대표적인 신예 배우 중 한 명입니다. 특히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에서 중전 조씨 역을 맡아 보여준 그의 강렬한 연기는 신예 배우답지 않은 카리스마로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이 드라마에서 김혜준은 단순히 악역이 아니라 권력욕과 생존 본능이 결합된 입체적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국내는 물론 글로벌 팬덤까지 확보했습니다. 이후 김혜준은 영화 ‘씽크홀’(2021년), 드라마 ‘구경이’(2021년)와 ‘킬러들의 쇼핑몰’(2024년) 등 다양한 장르물에서 주연으로 활약했습니다. 김혜준이 장르물 기대주로 한 번 더 도약한 계기는 드라마 ‘킬러들의 쇼핑몰’이었습니다. 그는 이 작품에서 부모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킬러인 삼촌(이동욱 분)과 얽히며, ‘평범한 조카’에서 ‘킬러의 세계’로 끌려 들어가는 정지안 역을 맡았습니다. 이 드라마에서 김혜준의 연기는 단순한 액션이나 서스펜스 장르적 재미를 넘어, 캐릭터의 혼란과 성장을 설득력 있게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특히 예측 불가능한 상황 속에서 점점 단단해지는 정지안의 모습을 통해 신세대 여성 캐릭터가 장르물에서 어떻게 주체적으로 그려질 수 있는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김혜준은 특유의 날카롭고도 인간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연기력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그의 연기력은 장르물 속 여성 캐릭터의 전형을 확장시키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킬러들의 쇼핑몰’은 액션물이면서도 가족 서사와 성장 서사가 결합된 작품이었기에 김혜준의 내적 표현력이 더욱 빛날 수 있었습니다. 청춘물로 배우 생활을 시작했던 김혜준의 도전은 2020년대 한국 드라마의 트렌드 중 하나인 ‘배우들의 장르물 다변화’를 잘 보여주는 사례로 꼽을 수 있습니다.
글을 마무리하며
2020년대 한국 드라마는 장르물의 확장과 함께 배우들의 활동 반경을 대폭 넓혔습니다. 구교환은 독립영화 출신 배우가 글로벌 OTT 드라마의 중심인물로 성장할 수 있음을 증명했고, 전종서는 파격적인 캐릭터를 통해 장르물 속 여성 서사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습니다. 또 김혜준은 신예에서 장르물 기대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들의 사례는 한국 드라마가 더 이상 특정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배우들에게 끊임없는 도전과 성장의 무대를 제공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장르물의 다변화는 배우들이 팔색조 매력을 뽐낼 수 있는 다양한 무대를 만들어냈고, 이는 한국 드라마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는 핵심 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배우들이 새로운 장르와 캐릭터를 탐험하며 한국 드라마의 스펙트럼을 더욱 넓히기를 기대합니다.